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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2024

[독서] 마마 돈워리

by BrickSky 2024. 7. 3.

글을 잘 쓰는 사람에 대한 선망이 있다. 같은 언어를 사용함에도 언어를 참 이쁘게 쓰는 사람을 좋아한다.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넘기다 배달의민족 마케터라는 키워드에 꽂혀 저자를 알게 되었다. 이름도 모른다. 
ㅅㅁ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그냥. 정말 그냥 책을 구매했다. 어떤 내용일지 언제나 온 책인지도 모른다.
아티클도 받아본다. 3번정도 받은 듯하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저자의 다른 책을 구매해 볼 생각이다.
책이 참 잘 쓰여졌다. 누군가의 일기를 몰래 보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도 나에게 속삭여주는 느낌도 든다.
저자의 문체를 닮고싶다. 마케터는 쉬운 게 아니다. 배달의 민족 마케터인 이유가 있다.
 
 
바람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자신이 없다.엄마의 바람이 무색하게 매일 일상이란 파도에 휩쓸려 고꾸라지기 일쑤다.
이리저리 치이며 어디로 향하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하루하루를 반복한다. 나는 정말 자신이 없다.
 
샤워
생각이 많은 사람은 샤워를 오래 한다. 수증기 가득한 욕실에서 갖가지 생각이 물을 따라 정수리에서 뺨을  타고 흐른다. 오늘의 고민, 후회, 생각나는 사람, 보고 싶은 얼굴, 기억으로 남는 순간, 대부분이 행복보단 미련과 아쉬움의 감정들이다. 아쉬움의 무게와 그날 밤의 샤워 시간은 비례한다. 오늘도 하루의 끝에 샤워를 했다. 아주 길고 오래.
 
생일
생일은 아무렇지 않았던 감정들을 아무렇게 만든다. 일상이 된 어두운 감정과 혼자 지내는 시간들이 생일에는 불행으로 반전된다. 생일인데 왜 혼자서 이러고 있는거야. 왜 이렇게 우울한 거지. 왜 하필 오늘도 이러는 거야. 생일만큼은 모든 게 행복해야 한단 착각이 그럴 리 없는 현실과 만나 나를 더 깊고 음울한 곳으로 끌어내린다. 1년 중 가장 평범한 하루일 뿐이라 애써 의미를 줄여도 소용없다. 마음을 다잡아도 하루 종일 들떠 있는 스스로에게 쓴웃음을 짓는다. 
 
불쑥
집에 꽃과 나무가 점점 많아진다. 꽃병에 꽂아놓은 아이들 덕에 계절의 변화가 방에도 찾아온다. 서툰 손으로 꽃을 매만질 때 문득 엄마를 떠올렸다. 배란다에서 애지중지 꽃과 화초에 물을 주는 그 뒷모습이 기억을 스친다. 엄마는 이렇게 일상 곳곳에 숨어있다 갑자기 나타나곤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사람을 향하는 온도,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함과 가끔씩 튀어나오는 우유부단함. 나를 이루는 조각의 출처를 따라가 보면 그 끝엔 늘 당신이 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결국 중력처럼 엄마를 닮아간다. 엄마는 늘 내게 무심하다 말한다. 이 정도면 살가운 아들 아닌가 싶다가도 따뜻한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내 모습을 보면 딱히 억울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엄마의 예상과 다르게 당신은 내 일상 속에 피었다 지길 반복한다. 불숙 튀어나온 엄마와 마주할 때마다 당신이 내 삶에 얼마나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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