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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2024

[독서]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by BrickSky 2024. 1. 7.


좋아하는 시 하나쯤은 외우고 있다.
"창이 왜 낮엔 밖을 보여주고 밤엔 자신을 보게 하는지." 이규리의 커다란 창이라는 시이다.
 
우연히 알게 된 시이지만 울림은 컸다.
 
시를 안다는 것, 시를 외우고 있다는 것은 어느 순간에라도 순수한 존재의 세계로 데려다준다는 것이란다.
시는 여전히 가장 정직하고 순수한 언어리며, 시를 잃는다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란다.
 
시집에서 인상 깊었던 시들이 정말 많지만, 그중에서도 하나를 고르라면 "슬픔의 돌"을 고르겠다.
 
슬픔은 주머니 속 깊이 넣어 둔 뾰족한 돌멩이와 같다.
날카로운 모서리 때문에
당신은 이따금 그것을 꺼내 보게 될 것이다.
비록 자신이 원치 않을 때라도.
 
때로 그것이 너무 무거워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힘들 때는 
가까운 친구에게 잠시 맡기기도 할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머니에서
그 돌멩이를 꺼내는 것이 더 쉬워지리라.
전처럼 무겁지도 않으리라.
 
이제 당신은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때로는 낯선 사람에게까지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당신은 돌멩이를 꺼내 보고 놀라게 되리라.
그것이 더 이상 상처를 주지 않는다는 걸 알고.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당신의 손길과 눈물로
그 모서리가 둥글어졌을 테니까.